초
By Kim Hyesoon
기쁘다 구주 오셨네 하면
기쁘다 내 죽음이 오신 것 같고
기쁜 우리 젊은 날 하면
그가 나를 죽인 기쁜 날 같고
기쁨의 복음을 하면
나 죽은 기쁜 소식 널리 전하세 하는 것 같고
쌍비읍 때문인가 아빠오빠기쁨은 한통속이어서
결국 내 숨을 끄러 오는 것 같고
나가 나가 내 방에서 나가
나를 태워야 너를 내쫓을 것 같았는데
여고생들이 스크럼을 짜고 울면서
나가 나가 내 방에서 나가
행진할 때 제일 눈물이 났습니다
우는 사람이 우는 사람에게
얼굴을 기울여 눈물로 당겨주면
첫눈 내린 날 붉은 소매를 뚫고
유령들이 흩어지고 흩어지고
별은 누가 만져주기 전까지
뒤집어져 있었습니다
기쁨의 주 밝은 빛을 주시네 하면
결국 내 몸을 태워 내 두 눈이 씨앗 틀 때처럼 밝아지는 것 같고
이 불 꺼뜨리면
천지의 새들이 다 날개를 펼 수 없을 것 같고
Notes:
Read the English-language version, "Candle."
Copyright Credit: Kim Hyesoon, "Candle" from Phantom Pain Wings. Copyright © 2017 by Kim Hyesoon. Reprinted by permission of Moonji Publishing Co., Ltd..